2026년 새해를 맞이하며 연말 숨고르기를 마친 4대 그룹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난 해가 AI의 서막을 알린 한 해였다면 2026년은 반도체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넘어 차별적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증명의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고금리·고환율 지속, 그리고 AI 기술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각 그룹은 '생존'을 넘어 '초격차 성장'이라는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도 4대 그룹의 경영 기조는 '내실 경영'과 'AI의 가속화'로 요약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비해 조직을 슬림화 하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AI와 모빌리티에는 유례없는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그룹의 2026년 전략과 과제, 그리고 리더십을 둘러싼 리스크를 점검했다.

삼성, '반도체 명가 재건' 가능할까?

AI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10만 전자' 고지를 탈환하면서 명예 회복의 기틀을 마련한 삼성은 하이닉스에 내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명예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반도체 캠퍼스를 잇달아 방문하며 "본원적 기술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2026년 삼성은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양산과 2나노 공정의 안정화를 통해 반도체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되찾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 가전 라인업에 AI를 입히는 'AI 에이전트' 전략을 통해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꾀할 것으로도 보인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된 만큼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및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이사회 복귀 시점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SK그룹, '선택과 집중' 그리고 최태원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 마무리

SK그룹은 지난 몇 년간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그룹의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최창원 의장의 주도로 '운영 개선(O/I)'을 지속 추진해 왔다. 방대한 계열사를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하는 '리밸런싱' 작업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방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익 모델 증명'이 최대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혼외자 고백'과 함께 시작된 최태원 회장의 개인사는 1월 9일 파기 환송심의 시작과 함께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항소심 재판부가 판결만 1조원 대의 재산 분할 규모는 아니더라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재산 분할 규모에 따라 지분 매각 가능성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돌발 변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자동차를 넘어 로보틱스 기업으로"...승계 리스크는 여전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는 2026년을 'AI 로보틱스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CES 2026에서 공개될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실물 시연은 현대차가 단순한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AI 물류·제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상징할 것으로 보인다.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체제로의 완전한 전환 역시 핵심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오너십 측면에서는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한 순환출자 구조'라는 해묵은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 → 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는 여전히 견고하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 수준에 불과해 지배력 강화를 위해선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가 필수적이다

지분 승계 시 필요한 상속세 및 증여세는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역할론과 보스턴 다이내믹스 상장 등을 통한 실탄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요구하는 정부와 시장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내년 중 가시적인 개편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LG그룹, "고객 가치를 향한 치열한 실행"과 경영권 리스크 

구광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성공 방식의 전면적 혁신"을 주문했다. LG는 AI를 통한 수익 구조 재편에 집중하며,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를 대비한 차세대 배터리 및 전장 부품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는 물론, LG화학을 필두로한 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지연 등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75년간 이어온 '장자 승계' 원칙과 '인화'의 이미지가 상속 소송으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 제기한 소송의 1심 결과는 2026년 2월경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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