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장이자, 친절한 이웃이었던 50대 남성이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9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최병배(59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21일 밝혔다.

최 씨는 같은 달 24일, 새벽에 물을 마시러 나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하여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상태가 되었다. 최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하여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 환자의 기능적 회복을 도왔다.

최 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간문맥혈전증을 치료를 받았기에, 누구보다 아픈 이의 힘듦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회복 가능성은 없으나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증을 결심했다.

청주시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최 씨는 유쾌하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일하고 귀가하면 자녀들을 데리고 근처 냇가로 가서 물고기도 잡고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낸 성실하고 자상한 아빠였다. 또, 주말이면 벼농사를 지어 친척과 주변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최 씨의 아들은 “아버지, 늘 표현을 못한 거 같아서 너무나 미안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말하지 못했어. 엄마 내가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 아빠 몫까지 열심히 살게. 너무 보고 싶고, 아빠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