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라이트=구세주 기자] 서울의 한 사찰(寺刹)에서 철거된 폐기물을 산속에 10년 이상 방치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찰측과 산림청 등 관리청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운건암 입구     © 구세주

사찰측은 “8년 전 산림보호 관리기관이 사찰의 일부를 자신들의 허가도 없이 사찰을 무단 철거한 후 폐기물과 법당 부처상 등을 땅속에 파묻고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산림청은 "사찰 철거의 근거가 없으며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 5일 지성스님이 철거된 사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구세주

성북구 정릉3동 산 87-1 일대에서 사찰(운선암)을 운영하는 주지 지성스님은 5일 뉴스브라이트와 의 인터뷰에서“산림청이 2008년 이 부근에 숲체험장을 조성하면서 이곳에 있던 사찰을 무단으로 철거 한 후 건축물 폐자재는 물론 법당의 부처상 등을 땅 속에 묻고 그대로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 산림청과 성북구청이 걸어놓았던 프랭카드가 사찰내 땅바닥에 무단 매립됐었다.     © 구세주

지성스님은 “2005년과 2006년 당시 이 곳에는 사찰 2개동(가건물)과 산신각 등이 있었는데 산림청이 숲체험장을 만들면서 2개동의 사찰 건물과 산신각을 무단으로 철거했다”며 “특히 이들은 철거 후 나온 폐자재 등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묻었다”고 주장했다.

사찰철거 건축폐기물 등 쓰레기가 땅속에 묻혀있어 비가 많이 오면 물길이 바뀌어 아래쪽에 있는 축대가 무너지는 등 산사태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선암은 최근 수년 동안 산사태를 막기 위해 사비를 들여 3번에 걸쳐 축대 보수공사를 했다.
▲ 무단폐기된 사찰의 자재들이 땅속에 매립됐다.     © 구세주

운선암 지성스님은 “구청이 축대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며 축대 보수공사를 요청해 수천만의 예산을 들여 보수공사를 했다”면서 “축대 보수공사는 아직도 다 끝난 게 아니다. 보수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성토했다.

운선암의 민원이 제기되자 산림청소속 서울국유림관리소는 최근 사찰 철거 후 방치된 페기물 일부를 처리했다. 지난주 실시된 철거과정에서 건축물폐자재인 문짝, 목재 페기물, 현수막 쓰레기 등이 다량으로 쏟아져 나왔고 이와 함께 철거 당시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불상도 나왔다.
▲ 무단 매립 방치됐던 불상들이 나왔다.     © 구세주

이에 대해 산림청 소속 서울국유림관리소 담당 팀장은 “사찰은 우리가 철거한 게 아니다. 만약에 우리가 철거했다면 행정대집행을 위한 예산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면서“성북구청에도 확인한 결과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일대에 묻혀있는 폐기물은 다 처리할 계획이다. 폐기물을 처리한 이후에는 이곳에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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