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2.4조 ‘기습 유증’에 주가 폭락

- 증자 대금 60% 이상이 ‘빚 갚기용’...증권가 매도 리포트 쏟아져 

2026-03-29     [편집인의 불편한 시선]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2조 4,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한 이후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보다는 당장의 부채를 갚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는 연일 폭락 중이다. 

27일 코스피는 미국·이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급락 출발한 이후 마이너스 0.4% 포인트 까지 낙폭을 만회하면서 장을 마쳤지만 한화솔루션은 이틀 동안 20% 이상 주가가 빠졌다. 

이런 가운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연봉을 챙긴 오너 일가와 실효성 없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성장 아닌 생존용 증자”에 등 돌린 증권가

지난 26일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통해 보통주 7,200만 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는 기존 발행 주식 총수의 약 42%에 달하는 물량으로, 주식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특히 조달 자금 중 1조 5,000억 원(약 63%)이 채무 상환에 배정되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즉각 ‘매도(Sell)’ 리포트가 쏟아졌다. DS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차입금 규모에 비해 유증 효과가 미미하고, 재무 구조 악화 속에 우선순위가 뒤바뀐 결정”이라며 목표 주가를 5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결국 주가는 이틀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키우고 있다.

실적은 ‘바닥’, 회장님 연봉은 ‘고공 행진’

더 큰 공분을 사는 지점은 오너 일가의 보수 체계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한화솔루션에서 50억 4100만원을 비롯, 주요 계열사로부터 총 248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퇴직금을 제외한 재계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8%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무보수)이나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하면서 K-반도체의 위상을 높인 최태원 회장(약 82억 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3,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보수 산정 기준이 실적이나 주주 가치와 무관한 ‘고무줄 기준’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신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도 30억원의 연봉과 함께 양도제한조건부주식 80만주를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받았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은 일정 기간 동안은 팔지 못하게 하는 조건으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 보상 시스템이다.

되풀이 하는 '여론 달래기' 자사주 매입

주가 폭락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약 42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회사 임원들 역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과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유상증자에 대한 비난이 일때마다 실효성 없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상징적’ 조치를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매입 역시 진정한 책임 경영보다는 비난 여론을 회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반 임원들의 동참 역시 자발적 의지보다는 회사의 암묵적 ‘지침’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소액주주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청와대 탄원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번 유상증자의 자금 용도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중점 심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빚 부담을 떠넘기면서 오너 일가는 고액 연봉을 챙기는 구조는 K-디스카운트의 전형”이라며 “투명한 보수 산정 기준과 실질적인 주주 환원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