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이어 KCGS도 최윤범 사내이사 재선임안 ‘반대 권고'

'회사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 핵심 이유로 들어... 대규모 부실투자 통제 실패 등도 비판

2026-03-17     박상대 기자

국내에서 공신력 있는 의결권 자문기구인 한국ESG기준원(KCGS)이 고려아연의 정기주총(24일)을 앞두고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KCGS는 최 회장의 재선임 반대 이유로 ‘회사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를 명확히 했다. 최 회장 주도로 이루어진 비효율적 투자 집행으로 인한 재무적·법적 리스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번 권고는 최근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내놓은 의견과 궤를 같이해 주목된다. KCGS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관련해 본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약 5669억을 투자하며 사실상 단독 LP로 참여한 점을 거론하며, 이는 경영진과의 사적 친분 의혹과 시세조종 사건 연루 등 내부통제 부재에 따른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를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본잠식 상태였던 미국 이그니오홀딩스를 5820억이라는 거액에 인수하면서도 부실한 실사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미흡했던 점도 꼬집었다.

특히 이러한 투자로 금융감독원이 회계처리기준 위반 동기를 ‘고의’로 보고 감리를 진행 중인 상황은 향후 대표해임 권고 등 심각한 사법 리스크로 이어져 기업 가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KCGS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추진한 행위들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면서 전체 주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2.5조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의는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하고 경영권 방어 부담을 주주들에게 전가하려 한 결정이었으며, 이런 결정에 대해 사전적인 감시와 견제를 해야할 이사회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감사위원에 대한 평가다. 한국ESG기준원은 회사가 추천한 감사위원 김보영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이민호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김보영, 이민호 후보 모두 과거 주주가치 희석 위험이 큰 유상증자 안건에 찬성하며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었다.  특히 이민호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대규모 투자 집행과 재무제표 작성 과정의 오류를 사전에 통제하지 못해 회사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명시했다.

KCGS는 일시적 경영 공백 우려보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상호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게 장기적인 기업 가치와 주주권익 제고에 부합한다면서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구조에 대한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CGS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제안한 고려아연 발행주식 액면분할, 신주발행 때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 등 대부분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등기 명예회장에게 대표와 동일한 4배수 퇴직금 기준을 적용한 문제 역시 지적하며 관련 규정 개정안에도 찬성을 권고했다.

KCGS는 비등기 명예회장이 현 경영진에 준하는 보수를 수령하고 임원 퇴직금 규정까지 적용하는 구조는 권한과 법적 책임의 불일치라는 지배구조는 물론 재무적 관점에서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ISS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KCGS에서도 같은 문제로 최 회장의 재선임을 반대한 건 사실상 시장 전반에 최 회장과 고려아연 거버넌스가 가진 리크스가 중대하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4일 고려아연 주총은 국제적 거버넌스 기준은 물론 국내에서도 높아진 거버넌스 기준이 실현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