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만 신풍제약 대표이사. [사진=신풍제약 제공]
유제만 신풍제약 대표이사. [사진=신풍제약 제공]

경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 등과 관련해 신풍제약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유제만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아울러 주가 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을 달랠 처방도 궁금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풍제약 본사 재무팀과 경기 안산시의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 간 의약품 원료 공급업체와 허위 거래를 통해 원료 단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25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법상 횡령)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올해 초부터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 구체적인 수사 대상자를 가리고 혐의 입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6월 신풍제약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국세청은 신풍제약에게 약 80억원 세금을 추징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은 없다. 이전부터 수사를 진행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혐의를 파악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풍제약의 주가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신풍제약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8.36% 떨어진 3만655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해 3월 6천원대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주목 받으면서 6개월만에 21만4천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치료제 임상 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는 올해 초부터 급락세를 돌아섰다.

신풍제약은 장원준 전 대표가 (주)송원사를 통해 지배하는 구조다. 장 대표는 신풍제약 최대주주(지분율 24.20%)인 송원사 지분 72.91%를 보유하고 있다.

신풍제약 본사 전경. [사진=신풍제약 제공]
신풍제약 본사 전경. [사진=신풍제약 제공]

최근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이 무기한 집회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측의 자사주 매각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가 최근까지도 폭락 장을 이어가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측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각종 의혹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조차 등한시하면서 주주가치 훼손을 방관함에 따라 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8일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은 역삼동 신풍제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해당 집회는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집회에 참여한 한 소액주주는 “대주주와 회사의 블록딜(자사주 매각) 때문에 주가는 곤두박질치는데 회사는 이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신풍제약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으로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블록딜을 통해 자사주 500만 3511주를 처분해 2154억 원을 확보했고, 지난 4월엔 피라맥스 임상2상 종료 직후 며칠만에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했다. 오너일가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신풍제약 최대주주 송암사는 지난달 27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신풍제약 지분 200만주(3.63%)를 매도했다. 매도 당시 확보한 금액은 무려 1680억 원에 달한다. 오너일가가 지난해와 올해 지분 매도를 통해 확보한 금액을 더하면 3834억 원 수준이다.

일련의 매도 행위에 대해 오너일가의 시세조종, 내부정보이용 투기 등 관련 조사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신풍제약이 임상을 진행함에 따라 주식가치가 폭등했던 상황 등 주가부양 의혹과 다양한 문제가 있었던 만큼 관련자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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