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주먹이 운다'     © 이희선 기자

[뉴스브라이트=이희선 기자] 감 독 : 류승완, 출 연 : 최민식, 류승범


한때 아시안 게임 은메달리스트로 잘나가던 태식, 현재 그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매맞아 주는 일을 한다.


도박으로 진 빚과 공장의 화재로 인해, 가진 것을 모두 날린 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의 매맞는 복서로 나서게 된 것.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뿐. 이제, 그를 찾는 것은 소문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구경꾼들과 빚쟁이뿐인 처량한 신세다.


몸과 마음이 모두 피폐해진 그에게 설상가상으로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 오고, 삶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 ‘서진’이와 함께 살 수 없게 되자 태식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물러 설 곳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 막장의 늙은 복서 태식은 다시금 희망을 품고 신인왕 전 출전을 결심하게 되는데…


패싸움과 삥듣기가 하루 일과인 상환. 어느 날 큰 패싸움에 휘말려 합의금이 필요하자 동네 유지의 돈을 노린 강도 사고를 벌이게 되고 이 사건으로 상환은 소년원에 수감된다.


수감 첫날부터, 권투부 짱 ‘권록’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독방에 갇히고 순조롭지 않은 생활이 시작된다. 권록과의 싸움을 눈 여겨 본 교도 주임은 상환에게 권투부 가입을 권한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었던 것도 없던 19살의 상환에게 권투는 처음으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의지와 기쁨을 깨달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공사장에서 일 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시고 할머니마저 쓰려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온다. 쇼크에 쌓인 상환은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잊고 할머니가 하루빨리 깨어 날수 있도록 신인왕 전에 출전해 결승의 꿈을 이뤄보려는 전의를 불태우는데…


드디어 신인왕 전 예선이 치러진다. 예전의 노련했던 권투 실력을 회복해가며 상대를 이겨나가는 ‘태식’과 매 경기마다 KO로 승리하며 무섭게 질주하는 ‘상환, 두 남자는 각자의 상대들을 모두 굴복시키고 마침내 신인왕 전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독특한 이력, 막상막하의 실력과 운명을 가진 두 남자. 더 이상 물러 설 곳 없는 인생 막장의 39세 거리의 복서 ‘태식’과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싸우는 19세 소년원 복서 상환. 한치도 물러 설 수 없는 두 남자의 인생을 건 단 한 번의 대결이 시작된다!


가족의 화해를 메인 테마로 삼은 많은 감동 화제작들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주먹이 운다>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화두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출발선에 서있다. 다만 <주먹이 운다>는 ‘가족의 화해’를 이야기의 정점에 세우지 않는다.


인생 막장의 순간에서 다시 일어선 40대의 아버지 강태식과 혼돈스런 방황을 끝내고 다시 일어선 20대의 아들 유상환은 각자의 인생을 위해 링 위에 선다. 그 순간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한 인간의 모습으로, 한 남자의 모습으로 자신의 인생과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그들의 삶은 이 땅 곳곳에서 작은 전투를 벌이는 모든 남자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그들의 치열한 삶을 닮은 만큼 <주먹이 운다>가 전하는 감동은 진하게 가슴을 울린다. 안타까움으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배우 최민식과 차세대를 잇는 류승범이 <주먹이 운다>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어떤 역할을 맡던 완벽하게 그 인물로 변신하는 최민식은, 연민을 느끼게 하는 평범한 아버지로, 촬영장에서도 연기에서도 노장 복서다운 여유를 표현했다.


또한, 유쾌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아우라를 가진 젊은 카리스마 류승범은 <주먹이 운다> 를 통해 진지하고 절제된 연기를 펼쳐 기존의 류승범 이미지를 전혀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성숙해져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완벽하게 강태식과 유상환으로 변신한 두 배우의 열연은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EBS 한국영화 특선 '주먹이 운다'는 6월 16일(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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