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개봉예정인 영화 ‘변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 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음악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람에 대한 생각과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잔잔한 감성으로 입혔다는 점에서 불현 듯 ‘라디오 스타’가 떠올려진다. 
 
영화 ‘라디오스타’가 한물 간 락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영화 ‘변산’은 뜨고 싶지만 뜨지 못 한, 앞으로 뜰지 모르는 래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거기다 ‘라디오 스타’ 속 주인공 최곤(박중훈)이 40~50대의 감성을 대표한다면, ‘변산’의 주인공 학수(박정민)은 10~20대의 재기발랄한 감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흥미를 자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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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삶을 산 락스타와 빡쎈 인생을 살고 있는 청춘스타
 
지난 2006년 개봉된 영화 ‘라디오 스타’는 자신이 원하는 화려한 삶을 살아온 40대 중년 락스타 최곤이 여전히 스타라는 자만심을 버리지 못 한 데서 시작한다. 대마초 흡연과 폭행사건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생을 보내온 최곤에게 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안성기)가 없다면 미사리 카페촌에서 불륜커플을 위해 기타줄만 퉁기는 삼류인생으로 전락했을지 모른다.
 
박민수는 어렵사리 자신이 알고 지내는 방송국 국장이 영월지부에서 방송하고 있는 음악방송 DJ로 활동하면 폭행 합의금 정도의 출연료를 줄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최곤에게 그곳으로 가자로 설득한다. 그러나 최곤은 왕년의 스타라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처음 거절하지만, 역시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맡은 박중훈과 안성기는 80~90년대 한국영화계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는 대배우들이다. 젊은 후배배우들이 스크린과 방송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탓에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대세자리를 물려주게 된 이들 중견배우들은 여전히 대중들에게는 대스타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 듯 강렬하게 관객들을 각인시켰다.
 
한국 영화 발전에 공로자들이자 산증인인 박중훈과 안성기는 영화 ‘투캅스’ 등에서 콤비로 출연하기도 했다. 때문에 실제로도 돈독한 형, 동생 사이를 유지하며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잘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라디오 스타’ 속 두 사람의 모습은 영화를 위해 연기를 한다고 전혀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어색하거나 막힘이 없다.
 
영화 ‘변산’ 속 주인공 학수는 국내 최고의 래퍼가 되는 것이 꿈이다. 예술을 하고 싶지만 언제나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학수는 편의점, 발렛파킹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래퍼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오늘은 꼭 래퍼가 될 것이다’라고 마음먹고 나간 쇼미더머니.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학수의 편이 아니었다. 오늘도 물을 먹고 만 학수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만 있다. 그러던 찰나, 가슴 아리게 하는 짝사랑녀 선미(김고은)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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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은 자신의 꿈을 성공해보지 못 한 아픈 청춘의 단면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 꿈조차 꾸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세상, 맨 손으로 일어서기 힘든 세상을 살고 있는 젊은 청춘들에게 과거를 회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일마저 사치가 됐다. ‘변산’은 한 번도 성공해보지 못 해 자만이라는 것조차 알지 못 하는 청춘들이 성공을 알기도 전에 아픔과 좌절을 먼저 맛봄으로 그것조차도 성공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잘 시사해준다.

이런 느낌들이 바로 영화 ‘라디오 스타’와 ‘변산’의 차이점이다. 비록 이준익이라는 같은 감독 손아래 탄생된 작품임에도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음악영화이기에 이 쯤 되면 이준익 감독이 어떤 것을 염두 해 두고 이러한 영화를 만들게 됐는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준익 감독은 이에 대해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중문화는 시대의 대중을 담는 하나의 그릇임을 언급했다. 그는 “‘라디오 스타’가 당대 잊혀져 가는 록의 마지막 정서를 담아내고, ‘변산’에서는 랩을 통해 ‘빡쎈청춘’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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